추적자, 아이리스, 건축학개론, 황제를 위하여. 화차 등등 잡탕 영화

가난한 이발소집 아들로 태어나 인기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하며 인지도를 높인 뒤 그 인기를 발판으로 정치계에 뛰어든 뒤 대통령 당선 한 발 앞까지 다가선 강동윤(김상중)은 무서울 정도로 야심만만한 인물이다.

강동윤의 정치적 야망에 대항하는 이는 일제 시대 때 '스즈키'라는 이름의 친일파로 활동하며 종잣돈을 모은 뒤 군부독재 시절 카지노 사업으로 거부가 된 한오그룹 서회장(박근형)이다. 강동윤을 꼭두각시로 만들고 싶어하지만 강동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서회장은, 크게 벌인 막걸리 사업이 실패한 뒤 아내(김보연)랑 이혼하고 집에 틀어박혀 있는 서영욱(전노민) 대신 강동윤(김상중)이 친아들이었으면 하지만 서회장의 그런 마음을 모르는 강동윤은 서회장을 오히려 경쟁자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대선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서회장의 딸인 서지수(김성령)는 연인인 한류스타 PK준과 놀다가 백홍석(손현주)의 딸 백수정을 차로 치게 되고 완전범죄를 만들기 위해 백수정을 차로 한 번, 두 번, 세 번 내리밟는 죄를 저지른다. 형사인 백홍석(손현주)은 고군분투하며 강동윤과 서지수의 범죄를 밝혀내려 하지만 강동윤(김상중)의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여러분, 이게 다 거짓말인줄 아시죠?" 강동윤을 신앙처럼 받드는 콘크리트 지지층은 어떠한 네가티브 공세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강동윤이 시장에서 국밥을, 어묵을, 순대를, 간을, 천엽을, 개불을 한 입 한 입 먹어댈 때마다 지지율은 올라가기만 했다.

박통 시절 2인자였으나 그때 박통의 심기를 거슬려 권부 핵심에서 밀려난 뒤 이후 전두환, 노태우, YS, DJ에게 차례로 밀린 조명호 (이정길) 후보는 이번에도 강동윤(김상중)에게 밀려 신세가 될까 안절부절 못한다. 그러던 그가 생각해낸 것이 북측, 정확히 얘기하면 북측과 관련된 비밀조직에게 자신을 암살하도록 작전을 내리는 것이다. 방탄복을 양복 속에 입고 미리 동선을 정한 조명호에게 저격수의 총알이 날라온다. 이때 잽싸게 조명호를 밀쳐낸 것이 특수요원 김현준(이병헌)인 것이다.

약혼자를 살해하고 시체를 유기한 연쇄살인마 최경철(최민식)를 단독으로 처치한 전직 국정원 요원 현준(이병헌)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사건 때문에 국정원에서 해임되지만 그의 능력을 높이 산 비밀조직 NSC는 특채로 그를 채용한다. 현준이 NSC에서 만난 사람은 죽은 약혼녀와 닮은 최승희(김태희). 국정원 출신 현준과 하바드대 졸업생 승희는 급격한 사랑에 빠지고 그런 둘의 관계를 동기생 진사우가 질투한다.  현준(이병헌)의 동기생 진사우(정준호)는 사실 조폭 출신으로 조직에서 부르는 이름은 '계두식'이다. 진사우, 아니 계두식은 질투심으로 불타오른 나머지 현준을 배신하고 사지에 몰아넣는다. 지옥 같은 고통을 겪으며 헝가리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현준은 비밀스런 닌자 조직에 거둬져 복면을 쓴 스톰 트루퍼가 되고 ...

고생 끝에 한국으로 돌아온 현준(이병헌)은 NSC 상관이자 자신을 제거하려 했던 백산(김영철)에게 다가가서 묻는다.
"말해봐요. 나한테 왜 그랬어요?" 백산(김영철)이 대답한다.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현준이 반문한다. "아니 그런 거 말고 진짜 이유를 말해봐요. 당신 밑에서 개처럼 일해온 날? 말 해봐요!"

조명호 후보 암살 미수 사건은 선거판의 지지율을 큰 폭으로 뒤흔든다. 강동윤(김상중)은 끝내 낙선의 고배를 마시고 조명호(이정길) 후보는 드디어 대통령의 자리에 오른다. 어릴 때부터 대한의 황제가 될 것이라는 예언을 믿고 자랐던 조명호(이정길)는 의전용 의자에 새겨진 봉황 조각을 쓰다듬는다.

"어리석은 대한의 백성들이 이제서야 짐을 황제로 받들게 되었구나." 대통령 조명호는 고향인 백석리를 찾고 오래 전부터 황제를 따라다녔던 우발산(강인덕)이 백발이 성성한 모습으로 무릎을 꿇고 예로써 조명호를 받든다. "폐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이 얼마나 감동적인 일인가. 이 모든 것은 황제를 위하여, 황제의 신화를 위해 진행된 운명이었던 것이다. 
 
서회장의 막내딸 서지원(고준희)은 평범한 삶을 꿈꾼다. 
건축설계사 승민(엄태웅)과 결혼을 약속하지만 그런 승민 앞에 잊지 못한 첫사랑이던 서연(한가인)이 갑자기 나타난다.

"오랜만이네."
"왜 날 찾아온 거니?"
"궁금해서. 어떻게 사는지 궁금해서."

승민은, 첫사랑 서연의 부탁으로 제주도의 버려진 폐가를 정성껏 리모델링해준다.
제주도의 새 집에서 서연과 1박2일을 보낸 승민은 서울로 올라오지만 서연을 잊지 못해 불면의 밤을 보낸다. 돈 많고 똑똑한 엄친녀 지원과 결혼을 하긴 했지만 지원의 가문, 서회장 일가가 주는 압박감에, 승민은 지원에 대한 사랑을 후회하고 있던 터였다.

건축학도였던 승민은, 방진 설계를 공부하기 위해 일본에 갔다가 그곳에서 우연히 지원을 만났었다. 재벌 딸인지도 모르고 지진에 놀라 사시나무 떨듯 겁먹은 지원에게 사랑을 느낀 승민은, 일본의 방진 전문가가 설계한 안전가옥으로 지원을 데려갔고 그렇게 건축학도 승민과 재벌딸 지원은 사랑에 빠져 약혼까지 하였지만 그런 그들 앞에 승민의 첫사랑 서연이 나타난 것이다.

지원과의 휴식기를 갖기 위해 강원도 평창의 건설 현장에 내려간 승민은 희대의 카사노바 장성기(류승룡)를 만나게 되고 승민는, 아내인 지원을 유횩해줄 것을 성기에게 부탁한다. 그래야만 재벌인 서회장 일가로부터 위자료를 받아낼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카사노바 장성기의 유혹이 성공하여 재벌딸 지원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을 무렵 서연이 돌연 모습을 감춘다.
서연의 행방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승민에게 경찰로부터의 전화가 온다.

"이서연씨. 아시죠?" '서연'이라는 이름은 가명이었다고, 핸드폰은 대포폰이었다고 경찰이 알려왔다.
제주도에 있는, 승민이 정성껏 리모델링해준 그녀의 집 역시도 허위로 명의 등록된 것이었다고 한다.

승민은 서연을 처음 만나던 날부터 하나하나 다시 떠올려보았다. 고등학교까지 제주도에서 살다 왔다는데도 제주도 방언 한 마디 하지 않았던 서연이 아니었는가. 신분 확인이 꼼꼼하지 않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돈 많은 강남 엄친아에게 접근하였고 그 와중에 순진한 승민을 만난 것이다. 동아리 활동을 통해 1차 세탁된 신분으로 건축학개론 수업을 들었고 남자들이 많은 건축학과의 특성상 아무런 의심없이 그녀는 그들에게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그렇게 그녀는 수년간 명문대 음대생으로 활동했던 것이다.

레슨으로 바쁠 음대생이 같은 학과 학생들과 떨어져 홀로, 국문학도 아니고 심리학도 아닌, 남자들만 득실거리는 '건축학개론'을 들을 때부터 이상하게 여겼어야 했다. 돈이 없다면서 강남에 방을 얻고, 피아노 전공이라면서 전공을 포기했다고 스스럼없이 말했던 그녀. 돈많은 강남 엄친아를 졸졸 따라다니다가 병원장 아들이었던 의대생과 결혼했다는 그녀. 그런 그녀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

이름도 가짜였고 학번도 가짜였고 나이도 가짜였고 제주도에 있다는 가족도 가짜였다.

거짓말들의 조각이 만들어낸 추억, 그 '기억의 습작'에 빠져 지금껏 승민은 허우적 대었던 것이다. 서연을 잊지 못해 재벌딸 지원과의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던 승민의 입에서 외마디 고함이 튀어나온다. "쌍년!"
승민은 형사인 사촌형 종근(조성하)에게 서연에 대한 뒷조사를 부탁하였다. 서연의 본명은 '경선'이었고 아버지가 사채빚에 쫒겼던 것과 그 빚이 서연에게 물려진 것이라는 사실들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서연과 이혼했다는 레스토랑 사장 천재용(이희준)을 찾아갔더니 그 역시도 귀신에게 홀린듯한 표정으로 서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그가 원래 좋아하던 여자는 레스토랑 직원인 방이숙(조윤희)이었는데 어느날 서연이, 아니 그때는 '최지연'이 자신의 앞에 나타났노라고. 방이숙이 첫사랑 남자(강동호)에게 미련을 못 버리는 듯하자 홧김에 보란 듯이 만난 것이 지연이었고 어찌하다보니 결혼까지 하였는데, 빚쟁이들에게 계속 전화가 오더니 그러다가 결국 이혼을 하게 되었노라고 ... 천재용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재용의 품에는 까맣게 때가 탄 곰인형이 안겨져 있었다. 승민과 종근이 사라지고 난 뒤 재용은 품에 안은 곰인형의 가슴을 누르고 또 눌렀다. "알 러뷰, 알 러뷰"

 


덧글

  • 무민 2012/07/17 08:24 #

    처음부터 끝까지 위화감이 없네요 ㅡ.ㅡ)b
  • 동사서독 2012/07/18 15:03 #

    그렇게 봐주신다면 감사합니다.
  • 풍금소리 2012/07/17 20:44 #

    진짜 재미나괴 봤슴다...미디어를 꿰고 계시네요.첨엔 박근형 와이프가 언제 나왔지??...했네요ㅋ
  • 동사서독 2012/07/18 15:06 #

    참고로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라는 예전 영화에서 지금 방영된 '추적자'와의 아버지(박근형)과 딸(김성령) 관계가 아닌 대통령 후보 (박근형)와 그의 애인 (김성령) 관계로 나오기도 했어요.

    대선을 두 달 앞둔 시점에서 방송국의 아나운서 김지원(김성령)은 연인인 야당의 박인규(박근형) 후보와 밀회 후 돌아오던 길에 살해 현장을 목격한다. 이튿날 피살된 사람은 강력한 여당 후보인 정용욱 의원임이 밝혀지고, 그의 죽음이 자살이냐, 타살이냐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다른 여당 후보와 단일화하지 못하고 출마한 상황에서 정용욱 의원은 정치적으로 위기에 처해 있었다. (중략. 이하는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2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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